악뮤 이찬혁의 첫 창작 계기도 교회에서 만난 형의 자작곡
“아이를 존중하는 환경이 중요”…교육 효과 일반화에는 신중해야
[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성경 읽기는 독서 습관, 찬송 부르기는 음악 활동, 교회 친구들과의 관계는 사회성 발달.”
교회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일상을 교육의 언어로 풀어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 이용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신앙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노래와 악기, 독서와 발표, 공동체 활동에도 배움의 기회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남매 듀오 악뮤(AKMU·악동뮤지션)의 성장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선교사 부모를 따라 몽골에서 생활했던 이찬혁·이수현 남매에게 교회는 신앙의 공간이자 또래와 어울리고 음악을 접하던 장소였다.
악뮤의 성공을 교회 교육만의 성과로 설명하기보다는 음악과 관계성을 배우는 기회와 부모의 지지가 어떻게 연결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찬송은 음악, 친구 관계는 사회성”…경험담 이어져
1일 SNS 스레드에 올라온 글을 보면 작성자는 “교회만 보내도 조기교육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인”이라며 교회 활동을 비기독교인에게 익숙한 교육 용어로 바꿔 소개했다.
성경 읽기는 독서 습관, 찬송 부르기는 음악 활동, 교회 어른들과의 상호작용은 예절 교육으로 연결했다. 친구들과의 관계는 사회성 발달, 교회 일을 거드는 것은 봉사의 시작으로 표현했다. 기도에는 ‘메타인지 발달’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게시물에는 조회 수 2만1,860회, 좋아요 753개가 표시돼 있었다.
댓글에는 구체적인 경험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성가대와 성탄절 성극, 찬양 율동 등을 준비했던 기억을 전했고, 다른 이용자는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했던 경험이 학교 음악 수업에도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교회에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성경 공부방이 있다는 소개도 있었다.
반면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길”이라는 반대 댓글도 확인됐다. 게시물에 담긴 교육적 해석에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다란 뜻이다.
특히 성경 암송과 국어 성적의 관계를 강조한 댓글은 개인의 경험담으로, 실제 성적 향상 효과가 검증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악뮤의 첫 작곡, 교회에서 만난 ‘형의 노래’가 계기
대세 음악인 악뮤의 성장 과정에는 교회 공동체에서 받은 음악적 자극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아버지 이성근 씨는 2023년 3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찬혁이 작곡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몽골 한인교회에서 한 고등학생이 직접 만든 노래를 또래에게 가르쳐주고 함께 연주했는데, 이 모습을 본 찬혁이 자신도 노래를 만들어 함께 부르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이후 찬혁은 수현과 방에 들어가 아버지의 기타로 곡을 만들었다. 잠시 뒤 부모 앞에서 들려준 노래가 히트곡 ‘갤럭시’였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교회에서 접한 또래의 창작 활동이 집에서의 음악 놀이로 이어진 사례다. 노컷뉴스
남매가 어린 시절 교회 무대에 섰던 기록도 있다. 2022년 공개된 울란바토르 한인교회 관련 보도에는 두 사람이 2011년 성탄 전야 발표회에서 공연하는 영상이 소개됐다. 당시 교회 관계자는 한인 자녀들이 교회에서 어울리고 함께 배웠다고 회고했다. 국민일보
SNS 이용자들이 언급한 합창과 악기 연주, 행사 준비와 발표 경험이 악뮤의 어린 시절에도 일부 있었던 셈이다.
교회 출석보다 주목할 것은 ‘해볼 기회 제공’과 어른의 피드백
악뮤 아버지의 설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교육 방식의 변화다.
이 씨는 처음부터 특별한 교육 철학에 따라 홈스쿨링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제적 사정으로 시작한 가정교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을 해볼 시간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때 집에 있던 기타와 낡은 피아노가 남매의 놀이 도구가 됐다.
그는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려면 “기회를 줘야 된다”라고 말했다. 첫 자작곡을 듣고 보인 아버지의 놀라움과 칭찬도 찬혁이 계속 곡을 만드는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장 과정에 비춰보면 교회 활동의 교육적 의미 역시 출석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아이가 직접 노래하고 악기를 만지며, 친구들과 무언가를 준비하고 사람들 앞에서 표현할 기회를 얻었는지가 더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기도를 곧바로 메타인지 발달과 동일하게 보기도 어렵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실제 교육 효과는 활동 방식과 아이의 경험에 따라 따로 살펴야 한다.
이번 게시물은 일부 이용자가 교회를 예배뿐 아니라 독서와 음악, 관계와 봉사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악뮤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는 것은 교회라는 장소 하나보다 그 안에서 만난 음악, 집에서 이어진 놀이, 아이의 표현에 귀 기울인 부모의 반응이었다. 유치원과 학교와 다른 배움의 터란 것이다. 교회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살펴볼 때도 아이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존중을 받는지가 함께 다뤄져야 할 대목이다.
40년 이상 교회를 다녔다는 한 기독교인은 "방황했던 사춘기 시절, 방 안에만 있던 내가 교회 공동체에 동참해 무엇을 하고, 도전을 받고 했던 크고 작은 추억이 지금 성장에 큰 도움 됐던것은 사실이었다"면서 "종교라는 거대한 담론을 떠나 우리 자녀, 아이들이 선한 경험을 하기에 좋은 곳이 교회란 것은 맞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