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박지영 기자] 다가오는 11월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고교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은 현행 감독 지침으로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가려내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중·고교 교원 27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교원의 82.3%가 교육부의 현행 감독 절차로는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식별이 가능하다는 답변은 3.5%에 불과했다.
단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책임 전가에 대한 우려도 높게 나타났다. 교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요인으로는 '일반 안경을 스마트안경으로 오인했을 때 발생할 민원·분쟁'이 6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워 의심 대상으로 지정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48.0%, '스마트안경을 적발하지 못했을 때 감독 소홀 책임을 추궁당할 우려'가 45.9%로 뒤를 이었다.
'판별 주체 및 감독관 책임 범위의 불명확성'은 21.5%, '확인 과정에서 다른 수험생의 집중을 방해할 우려'는 16.0%로 집계됐다.
현장 교사들은 전문 대응 체계 구축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교육부가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할 대책으로는 '의심 기기를 판단할 전문 인력 및 체계 구축'이 64.8%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인 식별 기준 및 상황별 대응 절차 매뉴얼 마련'이 53.4%, '기관 차원의 민원 대응 및 법률 지원'이 49.9%, '감독관의 업무 및 법적 책임 범위 명시'가 41.1%를 기록했다. 수험생 대상 사전 안내 및 입실 전 확인 강화는 34.4%, 확인 업무 지원을 위한 추가 인력 배치는 20.7%로 조사됐다.
아울러 과중한 감독 업무에 따른 처우 개선 목소리도 분출됐다. 수능 감독 수당을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97.6%에 달했다. 감독 인력을 확충하고 감독관 1인당 하루 2교시를 초과해 감독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방안에도 94.6%가 동의했다.
고교 모의고사 이후 발생하는 무급 초과근무 개선책으로는 '늦은 하교 및 종례 담당 교사 특별 수당 지급'이 37.9%, '모의고사 초과근무 온전 인정'이 33.3%, '시간표 개편을 통한 정규 일과 내 종료'가 22.2%로 파악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을 향해 전문 탐지·판별 체계를 즉시 구축하고 교원이 부당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현장 우려를 반영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최근 학교 현장에 '2027학년도 수능 주요 상황별 대처요령 시나리오'를 배포해 스마트안경 대응 지침을 포함시켰으며 2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를 만난 데 이어 28일에는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2학기 중간고사 처리가 완료되는 10월 말 중·고교 시험 중 AI 안경 이용 및 소지 적발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기준 전국 초·중·고교 시험 중 AI 안경 적발 사례는 서울 소재 중학교 1건, 고등학교 1건 등 총 2건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