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술연구원에 기업 수요 기반 전략연구와 현장 지원 연계 주문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정부가 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동연구·기술지원이 위축되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자의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면서 기업 현장의 기술개발 수요에 대응하는 기능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질의에서 PBS 폐지 이후 중소기업 공동연구와 현장 기술지원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관 차원의 대응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BS는 출연연 연구자가 외부 연구과제를 수주해 연구비와 인건비 일부를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과도한 과제 수주 경쟁과 단기성과 중심의 연구환경을 개선하고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6월 PBS 폐지 이행방안을 통해 연구자 인건비의 안정적인 지원과 정부·기업 수요 기반 전략연구사업 추진 등 제도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기존 과제 수주 방식으로 이어지던 기업 공동연구와 기술지원이 제도 개편 과정에서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의원이 제시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올해 6월 ‘PBS 폐지 이후 산·연 협력방안 보고서’를 보면, 출연연 연구자 242명 가운데 61.2%가 PBS 폐지 이후 기업과의 협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감소가 예상되는 협력 유형으로는 소액·단기 협력과제 56.6%, 기업 공동연구 48.8%, 기업 위탁연구 42.6% 등이 꼽혔다.
반면 출연연과 협력한 경험이 있는 기업 486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77.2%가 출연연 협력이 연구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협력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78.9%였다. 기업의 39.6%는 PBS 폐지 이후 가장 우려되는 변화로 중소기업 대상 소액·단기 협력과제 축소를 선택했다.
이 수치는 제도 개편 이후 실제 협력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연구자와 기업이 예상한 변화와 우려를 조사한 것이다.
한 의원은 중소·중견기업의 생산기술 개발과 현장 기술지원을 주요 임무로 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기업 수요를 반영한 구체적인 사업 운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 공동연구·기술지원 사업의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소액·단기 협력과제를 포함한 기업지원 기능을 유지할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수요 기반 전략연구사업과 현장 기술지원 사업이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되도록 필요한 예산과 지원체계도 관계기관과 함께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한 의원은 “PBS 폐지는 연구자가 과제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정책 전환”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연구성과의 질을 높이고 산업현장의 기술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자는 연구에 집중하고,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전략연구사업과 기존 현장 기술지원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정책 효과를 산업현장으로 확산해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