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기자]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공개를 둘러싼 외교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항구에서 러시아로 석유제품이 운송됐다는 외신 보도를 인용해 한국의 대러 제재정책을 공개 비판했다.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재 담당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서 한국발 석유제품의 러시아 공급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이 채택한 대러 제재 정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이 커진 시점에 공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은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8월 유조선 7척이 울산·여수 등 한국 항구에서 석유제품 17만6000t 이상을 싣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극동 항구로 14차례 운송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물량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 내 공급난이 심화한 경유로 추정됐다.
“러시아 정유능력 공백 메웠다” 주장
블라시우크 보좌관은 한국발 물량이 8월 러시아 연료 수입의 31%를 차지했다며 “러시아 자체 정유 능력 상실의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과 재정 기반을 압박하기 위해 정유시설 공격을 강화해온 만큼, 한국발 물량이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연료난 완화에 기여했다는 논리다.
그는 엑스(X)에도 한국이 러시아·벨라루스 수출통제 품목을 확대한 점과 북러 군사협력에 연루된 선박·기관을 제재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문제를 부정적 요소로 지목했다.
다만 가디언 보도는 해당 석유제품 운송이 현행 한국 법령을 위반한 사례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쟁점은 개별 민간 거래의 적법성뿐 아니라, 제재 대상 선박의 국내 항만 이용 여부와 감독 체계가 될 전망이다.
정부 “군사 전용 우려 물자까지 엄격 통제”
외교부는 가디언에 전략물자는 물론 군사 용도 전용 가능성이 큰 비전략물자까지 포함해 총 1402개 품목의 대러 수출통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엄격히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과 평화적 재건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참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출통제와 금융 제재에 동참해왔다.
이번 비판은 북한군 포로 송환을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간 마찰이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한국 측은 포로의 한국행을 비공개로 하기로 했던 합의가 일방적으로 공개됐다고 보고 해명과 사과를 요구해왔으나, 우크라이나는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포로 문제와 석유제품 운송은 별개의 사안이지만, 양국이 북러 군사협력과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공동 현안을 두고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외교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