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킹 IP, 인터넷은행은 차단·시중은행은 피해…보안 격차 어디서 갈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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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킹 IP, 인터넷은행은 차단·시중은행은 피해…보안 격차 어디서 갈렸나
  • 이슈밸리
  • 승인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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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박지영·한유진 기자]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해킹 공격에 사용된 일부 인터넷주소(IP)가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도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 등 침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반면,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일부 저축은행·캐피털사에서는 실제 피해가 잇따랐다.

같은 공격자 또는 동일 공격 인프라가 여러 금융사를 넓게 탐색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어느 은행이 공격받았는가’보다 ‘어느 단계에서 탐지·차단·격리가 작동했는가’를 되짚게 한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본질적으로 더 안전하고 시중은행이 취약하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침해사고의 구체적 진입 경로와 내부 확산 여부에 대한 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격자는 먼저 넓게 두드리고, 빈틈을 찾는다

금융권에 따르면 문제의 IP는 올해 1월부터 카카오뱅크에 수차례 접근했고, 토스뱅크에도 1~8월 10여 차례 접속을 시도했다. 케이뱅크 역시 접속 시도를 확인해 해당 IP를 차단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외부에 열어두지 않은 원격관리 접속 방식은 방화벽 단계에서 막혔고, 일반 웹 접속도 모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격자가 특정 회사를 처음부터 정해 놓고 단번에 침투했다기보다, 다수 금융사의 외부 노출 서버와 접속 통로를 살피며 취약 지점을 찾는 이른바 ‘정찰형 공격’ 양상에 가깝다는 해석을 낳는다. 접속 시도 자체는 막을 수 있어도, 인증 체계가 느슨하거나 보안 패치가 지연된 서버, 외부 협력사와 연결된 관리 시스템 등이 남아 있으면 실제 침투로 번질 수 있다.

영국 서리대의 사이버보안 전문가 앨런 우드워드 교수는 은행권의 복잡한 전산·외주 연결망을 두고 “이를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이라고 부른다”며 “공격 표면이 실제로 커졌고, 공격자가 침투 경로를 찾을 기회도 함께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국내 금융권 사고에서도 대외 연결 서버와 관리 시스템 등 ‘약한 고리’를 우선 전수 점검해야 하는 이유로 해석된다. 

차이는 ‘은행 규모’보다 탐지와 격리의 속도

인터넷은행 3사가 피해 없이 막아낸 배경으로는 방화벽·웹방화벽(WAF)·침입방지시스템(IPS)을 통한 접근 차단, 상시 로그 점검, 외부에 열어 둔 원격관리 통로의 최소화 등이 거론된다. 케이뱅크는 의심 IP를 선제 차단하고 주요 보안시스템 로그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 시중은행은 오랜 기간 구축된 계정계와 정보계, 영업지원 시스템, 제휴·외주 시스템, 지점망과 전산센터 등 관리해야 할 자산의 폭이 넓다. 시스템이 많고 연결 고리가 복잡할수록 공격 표면도 커진다.

특히 고객이 직접 쓰는 모바일뱅킹보다 관리용 서버나 웹페이지, 영업지원 시스템처럼 상대적으로 감시가 느슨해질 수 있는 외곽 시스템이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피해 은행의 보안 수준을 재단할 수는 없다. 같은 IP가 접속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각 금융사의 실제 침투 경로와 정보 반출 여부, 취약점 보완 시점은 개별 조사로 밝혀져야 한다. 인터넷은행도 이번에 차단됐을 뿐, 앞으로 다른 취약점이나 고도화된 공격에서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IP 차단만으로는 다음 공격을 막기 어렵다

금융당국은 사고 뒤 공격 IP와 수법을 금융권에 공유하고 외부 노출 시스템의 인증·접근통제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추가 피해를 막는 즉각적 조치다.

다만 공격자는 IP를 바꾸거나 정상 계정을 탈취해 우회할 수 있어, 단순 차단 목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금융위원장도 외부 웹페이지나 서버가 공격 대상이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점검에 소홀해 유사 사고가 반복되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향후 대응의 핵심은 세 가지다. 먼저 모든 금융사는 인터넷에 노출된 서버와 계정, 외주·제휴 연결망을 전수 점검해 불필요한 접속 통로를 닫아야 한다. 둘째, 관리자 계정에는 다중인증을 의무화하고, 한 시스템이 뚫려도 고객정보 저장 구역까지 이동하지 못하도록 망을 세분화해야 한다.

셋째, 금융당국과 금융보안원은 공격 IP뿐 아니라 공격 방식·취약점·의심 파일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실제 침투를 가정한 모의훈련과 현장 검증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다. 해커의 접근 시도는 막을 수 없지만, 그것이 고객정보 유출로 이어지게 둘 것인지는 금융사의 준비 수준에 달려 있다. ‘침입 이후에도 피해를 막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 금융권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최근 금융권 AI 해킹과 관련해 “과거에는 전문 해커가 취약점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이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방어 측도 AI를 활용해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공격이 자동화되고 정교해질수록 지켜야 할 대상과 대응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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