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②] 535억 중국 자본 들어온 NEW…‘부산행’부터 ‘밀수’·‘태양의 후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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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②] 535억 중국 자본 들어온 NEW…‘부산행’부터 ‘밀수’·‘태양의 후예’까지
  • 이슈밸리
  • 승인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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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특별취재팀] 중국 자본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 흥행에 실제로 얼마나 들어왔는지를 따질 때는 ‘작품별 제작비 투자’와 ‘제작·투자·배급사 지분 투자’, ‘중국 플랫폼의 방영권 선구매’를 나눠 봐야 한다.

이슈밸리가 1일 기준 공개 공시와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를 대조하면, 중국 화책미디어가 대규모 지분을 보유했던 NEW는 <부산행> <독전> <안시성> <밀수> 등 500만~천만 관객 흥행작에 투자·제작 또는 배급으로 참여했다. 드라마에서는 <태양의 후예>가 중국 자본의 회사 지분 투자와 중국 플랫폼 선구매가 함께 맞물린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화책미디어, NEW에 535억원 투자해 2대 주주

중국 절강화책미디어는 2014년 NEW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35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5%를 취득했다. 당시 NEW 최대주주 김우택 대표에 이은 2대 주주였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거래를 중국 자본이 한국 영화산업에 본격 진입한 사례로 소개했고, 한·중 합작영화 협정 이후 한국 제작 역량과 중국 자본이 결합한 흐름의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화책미디어 홍콩 법인은 이후 일부 지분을 매각했지만, 2021년 공시 기준 NEW 지분 6.4%를 보유했다. NEW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도 같은 지분율이 주요 주주 현황에 기재돼 있다. 즉 중국 자본은 단기 협상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적어도 2014년 이후 NEW의 장기 주주로 남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부산행’부터 ‘밀수’까지, 지분 투자 시기 흥행작들

NEW는 영화 투자·배급사이자 제작사다. 중국 화책미디어가 주요 주주로 있던 기간 NEW는 다수의 흥행작을 선보였다. 다만 이 사실만으로 중국 자금이 각 작품의 제작비에 직접 얼마가 투입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분 투자로 회사에 들어온 자금과 영화별 프로젝트 투자금은 회계·계약상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부산행>은 NEW가 투자·배급을 맡아 1156만여 명을 동원한 천만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NEW를 이 작품의 투자·배급사로 소개하고 있으며, KOBIS 집계상 2016년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중국 자본이 지분으로 들어온 투자·배급사의 흥행작이라는 설명은 가능하지만, ‘화책미디어가 <부산행> 제작비를 직접 댔다’고 쓸 공개 계약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2018년에는 NEW가 배급한 <독전>이 500만 관객을 넘겼고, <안시성>은 NEW의 첫 자체 제작 영화로 투자·배급까지 맡았다. 당시 화책미디어는 NEW 지분 약 12.8%를 보유한 주요 주주였다. <안시성>이 중국 당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을 소재로 했다는 점과 중국 자본이 지분 투자한 제작·배급사가 관여했다는 점은 별개의 사실이며, 이를 작품 내용에 대한 외부 개입으로 연결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3년 여름 흥행작 <밀수>도 NEW의 투자·배급작이다. 이 작품은 개봉 3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넘겼고, NEW의 2023년 사업보고서상 화책미디어 홍콩 법인은 지분 6.4%를 보유한 주요 주주였다. 화책미디어의 지분 투자와 NEW의 흥행작 관여는 공개자료로 확인되지만, 작품별 투자 배분과 수익 배분은 비공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지분 투자와 중국 선판매가 만난 성공

드라마에서는 <태양의 후예>가 가장 분명한 사례다. NEW는 이 작품 제작에 참여했고, 화책미디어는 당시 NEW의 주요 주주였다. 동시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는 KBS 편성 전부터 온라인 전송권 계약을 맺었다. 이는 중국 자본의 작품 직접 투자라기보다 중국 플랫폼에 대한 방영권 선판매 계약이지만, 제작 단계의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한·중 동시 방영을 가능하게 한 수익 구조였다.

<태양의 후예>는 국내 최종회 시청률 38.8%를 기록했고, 중국 아이치이에서 방영 초기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넘겼다. 종영 뒤 중국 플랫폼 누적 조회 수가 27억 뷰 이상으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자본이 지분을 보유한 제작사, 중국 플랫폼의 고가 선구매, 한국 방송사의 편성과 제작 역량이 함께 결합해 국내외 흥행을 만든 사례로 볼 수 있다.

반면 중국계 자본이 들어왔다고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영애 복귀작 <사임당, 빛의 일기>는 그룹에이트가 홍콩 엠퍼러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제작한 대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국내 시청률은 첫 회 16.3%에서 종영 무렵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편성도 축소됐다. 대규모 자본과 한류 스타, 중국 유통 경로만으로 시청률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례다.

직접 투자와 지분 투자, 같은 말 아니다

중국 자본이 한국 콘텐츠에 들어온 사실 자체는 공개자료로 확인된다. 화책미디어의 NEW 지분 투자처럼 회사 단위로 들어온 자본은 그 회사가 투자·제작·배급한 흥행작의 사업 기반과 연결돼 있다.

그러나 개별 영화의 제작비에 중국 자금이 직접 들어갔는지는 프로젝트별 투자계약서, 펀드 출자자 명세, 정산 자료가 있어야 특정할 수 있다.

반대로 알리바바픽처스가 영화 <리얼>에 직접 투자와 중국 배급 계약을 맺은 사례도 공개돼 있다. 

결론적으로 공개자료는 중국 자본이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분 투자와 유통·선판매를 통해 흥행작에 관여한 사례를 보여주지만, 자본 유입 자체가 흥행을 만들었다거나 특정 작품의 내용에 영향을 줬다고 단정할 근거까지 제공하지는 않는다.

NEW 관계자는 지난 2021년 화책미디어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회사 간 충분한 사전 협의 후 결정된 사안”이라며 “한한령과 코로나19로 프로젝트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화책미디어가 중국 내수 콘텐츠 투자와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중국 자본의 유입 여부 자체를 넘어, 그것이 국내 제작 환경과 문화 주권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을 냉철히 주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캐나다 영화배급·수출협회 노아 시걸 회장은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공청회에서 “IP와 재정적 통제권이 국내에 남아 있어야 경제·문화적 이익과 창작 비전이 남는다”며, 그렇지 않으면 “외국 이해관계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자로 전락해 목소리와 경제적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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