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콜이 곧바로 국내 적용되는 것은 아냐…차대번호·제작 시기 확인 필요
[이슈밸리=주말뉴스팀] 테슬라가 중국에서 비상용 문 개폐 장치의 안전성 문제로 약 298만대를 리콜하면서 국내 테슬라 운전자와 자동차 당국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리콜에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와 모델Y뿐만 아니라 중국으로 수입된 모델S와 모델X도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모델3와 모델Y가 대량 판매되고 있어 생산기지와 차량 구조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한국이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에서 발표된 리콜이 국내 차량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이 지정한 제작 기간과 차대번호, 국내 판매 차량의 사양 및 안전기준이 일치하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발표를 전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심각한 충돌로 차량 전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탑승자가 비상용 기계식 문 개방 장치를 신속하게 찾지 못하거나 구조대원이 외부에서 문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리콜 대상은 모델3와 모델Y, 모델S, 모델X 등 약 298만대다. 테슬라는 오는 9월 25일부터 비상 개방 장치의 위치를 알려주는 라벨을 부착하고, 충돌 뒤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모든 문손잡이가 기계적으로 파손된다는 의미라기보다, 사고와 전원 상실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수동 개방 장치가 눈에 잘 띄지 않거나 즉시 사용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평상시 전동식 문 개방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긴급 상황에서는 탈출과 구조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테슬라를 비롯한 9개 전기차 업체의 차량 총 427만대가 같은 계열의 문제로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샤오미 39만여대, 립모터 37만여대, 샤오펑 26만여대, 지커 9만여대 등이 대상이다. 동일한 품질·안전 문제로 시행되는 중국 내 최대 규모 리콜로 평가된다.
국내 판매 모델3·Y 상당수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국내 영향이 주목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의 주력 차종과 중국 리콜 대상 차종이 겹치기 때문이다.
테슬라코리아는 2023년부터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Y 후륜구동 차량을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모델3와 모델Y의 중국산 물량이 국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모델Y는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보조금 효과에 힘입어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따라서 중국 리콜 대상의 제작 기간과 국내 판매 차량의 생산 시점이 일치한다면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차량이 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같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차량을 곧바로 리콜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 국가별 차량 사양과 소프트웨어, 인증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중국 당국의 리콜 범위가 중국에서 등록·판매된 차량을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22일 현재 중국 발표에는 국내 판매 차량의 구체적인 차대번호나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시정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리콜 여부는 테슬라코리아의 결함 신고와 국토교통부·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검토를 거쳐 별도로 결정될 사안이다.
해외 리콜 확인되면 국내 동일 차량도 조사 대상
국내 제도상 해외에서 리콜이 시행된 차량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차량이 국내에 판매된 경우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할 수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인증·조사 관련 규정은 해외 리콜 사례가 확인되면 별도의 지시가 없더라도 국내 판매 차량과의 동일성 및 결함 가능성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사 결과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제작결함이 확인되면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시정하거나 국토교통부가 리콜을 명령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우선 테슬라코리아가 중국 리콜 대상 차량과 국내 판매 차량의 부품·설계·소프트웨어가 같은지 당국에 자료를 제출할지가 관건이다. 중국에서 제공하는 경고 라벨과 충돌 후 창문 자동 하강 기능을 한국 차량에도 적용할지도 주목된다.
이번 조치가 라벨 부착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 확대되더라도 대규모 부품 교체보다는 무선 업데이트와 안내 조치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차량의 외부 구조대 접근 문제까지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운전자, 차량별 수동 문 개방법 미리 확인해야
국내 테슬라 운전자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수동 문 개방 장치의 위치와 사용법을 숙지하는 일이다.
테슬라코리아 사용자 설명서는 전력이 없는 상황에서 문을 여는 수동 개방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앞좌석과 뒷좌석의 개방 방식이 다르고, 같은 모델이라도 제작 시기에 따라 후석 비상 개방 장치의 위치와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차주는 차량 화면이나 테슬라 앱에 표시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자동차등록번호 또는 차대번호를 이용해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서 리콜 대상 여부를 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상 현상이 있으면 자동차리콜센터나 제작사 서비스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
이번 중국 리콜은 단순한 디자인 논란을 넘어 전동화 차량의 기본 안전 철학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기저항 감소와 외관 개선을 위해 도입된 매립형 전동식 손잡이라도 전원이 끊긴 사고 상황에서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문을 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2027년부터 완전히 숨겨진 형태의 전동식 문손잡이를 제한하고 차량 안팎에 기계식 개방 기능을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도 모델Y의 탑승자 갇힘 사례를 조사하고 있어 중국의 대규모 리콜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안전기준 강화와 테슬라의 문손잡이 설계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