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5조 콜마’ 윤상현 원톱 체제로…지분 분쟁 딛고 글로벌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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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5조 콜마’ 윤상현 원톱 체제로…지분 분쟁 딛고 글로벌 도약
  • 이슈밸리
  • 승인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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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M 업계 첫 공시대상기업집단…지배구조 단순화·북미 수익성은 과제
<strong>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왼쪽)과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챗GPT)</strong><br>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왼쪽)과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챗GPT)

 

 

 

 

[이슈밸리=경제산업팀]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산업을 개척해 온 콜마그룹이 창립 36년 만에 ‘자산 5조원 기업집단’으로 올라섰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한국콜마가 법률상 지주회사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그룹의 권력과 자본 배분 구조도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줄어든 자리에 남은 것은 실적과 기업가치다. 국내 화장품 ODM 사업은 K-뷰티 수출 확대를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북미 법인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콜마홀딩스가 선언한 밸류업과 주주환원 정책 역시 일회성 자사주 소각을 넘어 지속 가능한 현금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콜마그룹이 진정한 글로벌 제조 플랫폼으로 도약할지는 ‘원톱 체제’ 자체가 아니라 이 체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분하고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 5조2430억원…화장품 ODM 첫 대기업집단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콜마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했다. 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2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계열사별 자산은 HK이노엔 약 2조969억원, 한국콜마 1조5290억원, 콜마홀딩스 5461억원, 콜마비앤에이치 5206억원 등이다.

화장품 ODM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집단이 자산 5조원 문턱을 넘은 것은 국내 업계에서 처음이다. 공정위도 K-뷰티와 제약·바이오 사업의 외형 확대를 신규 지정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대기업집단 진입은 성장의 훈장인 동시에 책임의 확대를 뜻한다. 계열사 간 거래와 지분 보유, 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대한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도 한층 엄격하게 적용된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만큼 지배구조와 내부거래의 투명성을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공정위가 그룹 동일인으로 지정한 인물은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아니라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다. 법적·제도적으로도 콜마그룹의 중심축이 창업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주식반환 소송 취하…흔들리던 지배구조 일단락

콜마그룹 지배구조의 최대 변수였던 부자간 주식반환 소송은 지난 5월 종결됐다.

윤동한 회장은 2019년 12월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를 돌려달라며 2025년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무상증자를 반영하면 약 460만주, 지분율로는 12.82%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재판 결과에 따라 최대주주 지위와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었던 사안이다.

갈등의 뿌리는 2018년 체결된 오너 일가의 경영 합의에 있었다. 당시 윤동한 회장은 그룹 전반의 경영을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딸 윤여원 전 대표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역할을 나눴다.

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해지자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가 이사회 개편을 추진했고, 남매 갈등은 부자간 법정 분쟁으로 확대됐다. 윤동한 회장은 주식 증여에 경영 합의 이행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동한 회장이 2026년 5월 소 취하서를 제출하고 윤상현 부회장이 이에 동의하면서 재판은 확정적으로 끝났다. 이에 따라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경영의 최종 책임과 권한도 윤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다만 법적 분쟁의 종료를 오너 일가의 모든 이해관계가 해소된 것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윤여원 전 대표와 배우자 이현수 씨가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10%를 웃돌고, 윤동한 회장도 5%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의 방향은 정리됐지만 가족 주주 간 이해관계 조정은 앞으로도 지배구조의 잠재 변수로 남아 있다.

한국콜마, 지주회사 규제 벗어나…투자 선택지 넓어졌다

소송 종결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는 한국콜마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점이다.

콜마그룹은 그동안 콜마홀딩스 아래에 한국콜마가 위치하고, 다시 한국콜마가 HK이노엔 등 주요 자회사를 지배하는 복층 구조를 유지해 왔다. 콜마홀딩스가 최상단 지주회사라면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 사업을 직접 수행하면서 자회사도 지배하는 중간 지주회사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화장품 ODM 본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콜마 전체 자산에서 자회사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49.3%로 낮아졌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인 50%를 밑돌면서 지주회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규제 해제는 한국콜마의 투자 선택지를 넓혀준다.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 30%,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원칙적으로 보유해야 하고 부채비율과 계열사 외 지분 투자에도 제약을 받는다. 한국콜마가 이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향후 벤처기업이나 기술기업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때 필요한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다만 규제에서 벗어난 것만으로 ‘중간지주회사 할인’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콜마와 HK이노엔이 각각 상장돼 있는 만큼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중복상장 할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규제 완화가 실제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려면 투자수익률과 자본 배분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달튼 이사회 진입…주주환원 압박 내부로 들어왔다

콜마홀딩스 지배구조의 또 다른 변화는 행동주의 자본의 이사회 진입이다.

미국계 투자회사 달튼인베스트먼트는 2025년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69%로 확대하고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달튼이 주주제안한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는 같은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외부 행동주의 투자자가 공개적인 주주제안을 통해 오너 지주회사의 이사회에 들어간 것은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달튼의 참여는 콜마홀딩스에 자본 효율성과 주주환원, 이사회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내부 견제 장치가 생겼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콜마홀딩스의 밸류업 정책을 전적으로 달튼의 성과로 돌리는 것은 시점상 맞지 않는다. 회사는 달튼이 이사회에 진입하기 전인 2024년 6월 이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발행주식의 6.73%인 247만3261주, 약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를 포함한 누적 자사주 소각 비율은 9.93%에 달했다.

회사는 당시 약 0.5배였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중장기적으로 1배까지 높이고, 별도 재무제표 기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달튼의 이사회 진입은 기존 정책을 출발시킨 계기라기보다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지속성을 높이는 촉매에 가깝다.

국민연금도 한국콜마 지분 확대…ODM 업황에 베팅

국민연금은 2026년 2분기 한국콜마 주식을 순매수하며 보유 주식 수를 241만103주에서 302만619주로 늘렸다. 보고 기준 지분율은 10.21%에서 12.80%로 2.5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올해 초까지 한국콜마 지분을 줄였던 흐름과 대비된다. 한국콜마뿐 아니라 코스맥스와 코스메카코리아 등 주요 화장품 ODM 기업의 지분도 함께 확대했다는 점에서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만을 반영했다기보다 K-뷰티 수출과 ODM 산업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콜마의 주력 고객이 대형 화장품 기업에서 수출 중심의 인디 브랜드로 넓어진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브랜드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제품 개발과 생산 물량 증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ODM 기업의 특성이 부각된 것이다.

한국콜마 사상 최대 실적…북미 적자는 ‘불편한 숙제’

사업의 중심축인 한국콜마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280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31.6%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였다.

국내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매출은 3430억원으로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51.2% 늘었다.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제 주문 확대, 인디 브랜드의 수출 증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물량 유입이 동시에 작용했다.

반면 북미 사업은 아직 그룹의 성장 서사를 제약하는 약한 고리다. 미국 법인은 1분기 매출 134억원과 영업손실 37억원, 캐나다 법인은 매출 84억원과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의 기록적인 실적과 달리 북미에서는 주문 감소와 낮은 가동률 부담이 이어졌다.

펜실베이니아 제2공장 증설은 장기적으로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관세·물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카드다. 하지만 생산 능력 확대와 이익 창출은 별개의 문제다. 신규 고객 확보와 가동률 상승이 뒤따르지 않으면 감가상각비와 고정비 부담이 오히려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따라서 콜마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평가할 핵심 지표는 공장 규모가 아니라 북미 법인의 손익분기점 도달 시기다.

HK이노엔·콜마비앤에이치, 화장품 의존도 낮춘다

제약·바이오 계열사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과 수액제, 숙취해소제 사업을 바탕으로 그룹의 두 번째 성장축을 담당하고 있다. 케이캡의 국내 처방 확대와 해외 기술수출은 화장품 업황 변동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건강기능식품 ODM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도 반등했다. 회사는 2026년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2454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46.7% 증가했다.

주요 고객사 주문 증가와 올리브영·창고형 약국 등 신규 유통채널 진입, 증설 설비의 공정 안정화에 따른 원가 개선이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이는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 생산 효율 개선이 이익률 회복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상반기 실적은 별도 기준이므로 연결 실적이나 일회성 자회사 처분이익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주력 고객사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고객 기반을 얼마나 넓히느냐가 턴어라운드의 지속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ESG 성과도 높였지만 평가 연도 구분해야

콜마그룹 계열사들은 ESG 평가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확보했다.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한국콜마 등 주요 계열사가 A등급을 받았고, HK이노엔은 2024년 평가에서 종합 A+를 획득했다. 당시 지주회사를 제외한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A+를 받은 기업은 HK이노엔이 유일했다.

콜마홀딩스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2022년 66.7%에서 2024년 86.7%로 높아졌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무 대상이 아닌 감사위원회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다만 ESG 등급은 평가 연도와 기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획득 등급을 2026년 현재의 확정 평가처럼 표현하기보다는 평가 연도와 기준을 명확히 병기해야 한다. 종이 튜브를 비롯한 친환경 포장 기술도 상징성은 크지만, 실제 기업가치로 연결되려면 고객사 채택률과 매출 기여도가 뒤따라야 한다.

‘원톱 체제’ 완성보다 중요한 것은 자본 배분

콜마그룹은 2026년 세 가지 전환점을 동시에 맞았다. 자산 5조원을 넘어서며 대기업집단에 진입했고, 부자간 주식반환 소송이 종결됐으며, 한국콜마는 지주회사 규제에서 벗어났다.

윤상현 부회장에게는 과거보다 훨씬 강한 권한이 주어졌다. 그만큼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도 선명해졌다. 국내 ODM 사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북미 생산시설과 제약·바이오, 건강기능식품에 어떻게 배분할지, 저수익 자산을 얼마나 과감하게 정리할지가 새 체제의 첫 시험대다.

주주환원 역시 자사주 소각 한 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배당과 소각을 지속하려면 지주회사 자체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회사 배당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북미 적자가 장기화하거나 신규 설비의 가동률이 예상보다 낮아지면 그룹 전체의 투자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콜마그룹은 이제 ‘K-뷰티 성장의 수혜 기업’이라는 평가를 넘어설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글로벌 패권은 대기업집단 지정이나 원톱 체제 선언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입증한 연구개발과 생산 경쟁력을 북미에서도 이익으로 전환하고, 강화된 지배력이 아니라 개선된 자본 효율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콜마의 다음 10년을 결정할 숫자는 자산 5조원이 아니다. 북미 법인의 흑자 전환 시점과 투자자본수익률, 그리고 약속한 밸류업 정책의 지속성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콜마그룹의 대기업집단 진입과 주식반환 소송 종결은 윤상현 부회장에게 권한뿐 아니라 경영 성과에 대한 책임까지 집중됐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오너 일가의 갈등보다 북미 사업 정상화와 계열사 간 자본 배분, 내부거래의 투명성이 새 체제의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는 “한국콜마의 국내 ODM 사업은 K-뷰티 수출 확대에 힘입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북미 법인의 적자가 지속되면 증설 효과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콜마홀딩스의 추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여부, 북미 공장 가동률 및 흑자 전환 시점이 지주사 할인 해소를 좌우할 핵심 지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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