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포커스] ‘재정 비상’ 승부수 던진 추미애…경기지사 넘어 대권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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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재정 비상’ 승부수 던진 추미애…경기지사 넘어 대권 꿈꾸나
  • 이슈밸리
  • 승인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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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로 만든 추미애 경기지사 캐리커쳐 (그래픽=이슈밸리)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초부터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며 강도 높은 예산 구조조정에 나섰다. 경기도의 재정난을 공개하고 전임 도정의 재정 운용까지 정면으로 문제 삼으면서, 이번 조치가 행정적 대응을 넘어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공약사업은 물론 이미 진행 중인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정 비상 체제 돌입을 공식화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가 발행한 지방채는 9430억원으로 발행 한도의 99.6%에 달했다. 각종 기금에서 5588억원을 통합계정으로 옮겨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지만, 올해 일부 민생·필수사업 예산은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다.

노인장기요양 약 1234억원과 학교급식비 약 548억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약 291억원, 산후조리비 약 80억원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동아일보, 프레시안

취임 초 전임 도정 직격…‘책임 행정’ 승부수

추 지사의 이번 선언은 재정난 자체보다 책임 소재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그는 지난해 지방채 발행과 기금 활용을 두고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김동연 전 지사 시기의 재정 운용 방식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는 전임 행정과의 단절을 선언하는 동시에 향후 사업 축소와 예산 감액에 대한 정치적 명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취임 직후 재정의 실상을 공개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생사업 차질의 책임이 현 도정으로 향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성격도 엿보인다.

다만 ‘사실상 부도’라는 표현은 기업이나 지방정부가 법적인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의미와는 구별해야 한다. 경기도가 공식 선언한 것은 ‘재정 비상 상황’이며, 지방채 상환 불이행이나 법적 파산 절차에 돌입한 상태는 아니다. 가용재원이 고갈되고 기존 사업의 정상적인 집행이 어려워졌다는 정치·행정적 진단에 가깝다.

강성 정치인에서 ‘재정 개혁가’로 이미지 전환

추 지사의 정치적 이미지는 '추진력' '용기' 같은 긍정 부분도 있지만, '강성' '고집' '불통' 같은 요소도 있다. 그는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검찰개혁을 둘러싼 극한 대립으로 강성 정치인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지지층의 결집력은 강했지만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기도 재정 정상화는 이 같은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시험대다. 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이고 반복적인 연구용역과 민간 위탁사업을 재평가하겠다는 방안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투사형 정치인’에서 ‘행정 능력을 갖춘 개혁가’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대규모 감액 과정에서 복지와 교통, 교육사업이 축소되면 책임 공방은 추 지사에게 돌아올 수 있다. 도민 불안을 키워 구조조정의 명분을 쌓는다는 비판도 이미 경기도의회 여야에서 제기되고 있다. 재정 위기를 공개한 정치적 효과와 이를 해결해야 하는 행정적 책임이 동시에 시작된 셈이다.

친명계 견제보다 ‘추미애 독자 브랜드’ 구축

일각에서는 이번 선언을 곧바로 친명계나 당 지도부를 겨냥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추 지사가 재정 문제를 이용해 민주당 주류를 직접 비판하거나 독자적인 당내 세력화를 선언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전임 도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중앙정부에 지방세 구조 개편까지 요구한 것은 추 지사가 지방행정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적인 재정 의제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세수의 합리적 배분,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 개선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난의 원인을 전임 도정의 선택뿐 아니라 중앙과 지방 사이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는 향후 성과에 따라 추 지사만의 정책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국내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에서 재정 정상화에 성공한다면 대권주자로서 행정 능력을 증명하는 자산이 되지만, 실패할 경우 취임 초부터 위기를 과장해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대권 행보는 아직 단정 일러…성과가 분수령

경기도지사는 인구 약 1400만명의 광역자치단체를 이끄는 자리로, 정치권에서는 전통적으로 대선으로 향하는 교두보로 평가받는다. 추 지사 역시 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다선 국회의원을 거친 전국구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차기 대권 구도와 연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이번 그녀의 경기도 재정 파탄 선언은 ‘정치적 메시지’라기보다 위험 부담이 큰 정면 돌파에 가깝다. 재정난을 공개한 것만으로는 성과가 될 수 없으며, 무엇을 줄이고 어떤 민생사업을 지켜낼 것인지가 핵심이다.

추 지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서 전임 도정의 책임만 꺼낼지, 아니면 경기도 재정을 정상화할 실질적인 해법까지 제시할지는 앞으로의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 지사의 차기 대권 주자 가능성과 리더십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추미애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은 전임 도정과 선을 긋는 동시에 강성 정치인 이미지를 행정형 지도자로 전환하려는 승부수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대권 행보로 이어지려면 위기 선언 자체보다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민생사업을 얼마나 지켜내고 재정 정상화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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