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아이파크'의 부활…HDC현대산업개발, 영업정지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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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아이파크'의 부활…HDC현대산업개발, 영업정지 넘을까
  • 이슈밸리
  • 승인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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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밸리=경제산업팀] 국내 건설업계가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지방 미분양 증가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개발사업 중심의 디벨로퍼 역량이 수익성으로 입증되면서 실적은 개선되고 있고, PF 우발채무 축소와 아시아나항공 관련 소송 종결로 재무적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광주 학동·화정동 붕괴사고에 따른 영업정지 소송이라는 대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고, 신규 수주 감소세도 뚜렷해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IPARK(아이파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지만, 기업가치의 향방은 수익성보다 신뢰 회복과 수주 경쟁력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형 줄었지만 이익은 급증…디벨로퍼 경쟁력 입증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가장 큰 강점은 단순 시공사가 아닌 '디벨로퍼(Developer)' 사업모델이다. 토지 확보부터 기획, 개발, 시공, 분양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일반 도급 중심 건설사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7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48.4% 증가했다.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개선됐다.

특히 자체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두드러졌다. 별도 기준 자체 주택사업 매출총이익률(GPM)은 36%를 웃돌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표 사업인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서울원 아이파크' 역시 순항하고 있다. 총사업비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향후 수년간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을 견인할 핵심 캐시카우로 평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원 아이파크는 단순 주택사업이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며 "사업 안정성이 확보될 경우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PF 우발채무 절반 축소…아시아나 리스크도 종료

재무구조 개선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업계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PF 우발채무는 2022년 약 2조2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1조원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PF 익스포저를 꾸준히 줄이며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기간 기업가치를 짓눌렀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관련 소송도 마무리됐다.

대법원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측 손을 들어주며 계약금 2500억원 반환 청구를 최종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계약금을 회수하지는 못했지만 수년간 이어진 법적 분쟁이 종료되면서 추가적인 불확실성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판 많은 정몽규 회장 42%대 지배력…안정적인 오너 체제

HDC현대산업개발의 또 다른 특징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다. 현재 그룹은 지주회사인 HDC를 정점으로 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HDC가 HDC현대산업개발을 지배하는 형태다.

최대주주인 정몽규 회장은 HDC 지분 약 33.7%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이 100% 소유한 투자회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2주기(2024년)인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에서 철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장남 정준선 씨가 최대주주인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 차남 정원선 씨의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삼남 정운선 씨의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약 42%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HDC그룹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도 경영권이 안정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한다. 삼성, 한화, HD현대처럼 대규모 승계 작업이나 증여세 이슈가 부각된 상황도 아니다.

다만 최근 오너 3세들이 지배회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세대교체 준비 과정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영업정지 리스크라는 '다모클레스의 검'

안정적 지배구조 속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다.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시는 각각 8개월과 1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재는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처분이 확정될 경우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약 30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공사 수행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신규 수주 활동이 제한되면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학동 사고 관련 행정소송 1심에서 회사 측이 패소하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진 상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 리스크는 단순히 매출 감소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수주 경쟁력, 금융기관 신뢰도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말했다.

수주 절벽 우려…미래 성장성은 숙제

신규 수주 감소 역시 우려 요인이다. 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30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도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의 핵심 먹거리인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가 사실상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건설업 특성상 현재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일감이다. 신규 수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현재의 높은 수익성도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일부 재무지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유동비율은 하락하는 등 단기 재무 여력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향후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서울원 아이파크 사업 성과 ▲영업정지 본안 소송 결과 ▲도시정비사업 수주 회복 여부 ▲오너 일가의 장기 승계 구도 등을 꼽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국내 건설업계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종목 가운데 하나"라며 "서울원 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재평가가 가능하지만 영업정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 스토리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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