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사태 등 임기 이후에도 이어진 비하와 낮은 지지율… 그러나 성과는 압도적
대중교통 환승·청계천·UAE 원전·위기 극복까지, 진영 논리 넘어선 ‘인프라의 뼈대’
[이슈밸리=권동혁 기자]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만큼 진영 논리의 십자포화를 맞은 지도자가 또 있을까. 재임 기간 내내, 그리고 퇴임 이후에도 진보 진영은 그를 ‘최악의 대통령’으로 규정짓는 데 골몰했다.
임기 초 광우병 파동을 시작으로 정책마다 극심한 반대 시위가 뒤따랐고, 일상화된 조롱과 비하 속에 대통령의 지지율은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진보 진영의 이러한 프레임은 일반 국민에게도 각인되어 퇴임 이후에도 10년 이상 '이명박'이란 단어 관련 기사에는 거의 90% 이상 비판 기사가 달렸었다.
하지만 역사의 아이러니가 여기에 있다. 정치적 비난의 폭풍이 걷힌 지금, 그가 남긴 청계천, 버스환승, 서울의 숲 등 굵직한 업적들은 사그라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념의 색안경을 벗고 바라본 ‘CEO 대통령’의 유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과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튼튼한 기둥이 되었다는 평가다.
비난하던 이들도 매일 누리는 ‘일상의 혁명’
이명박을 향해 날을 세우던 이들조차 매일 아침 출근길에 그의 유산을 누린다. 서울시장 시절(2002~2006) 이뤄낸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2004)이 대표적이다. 당시 수많은 우려와 반대를 뚫고 밀어붙인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와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 인프라로 칭송받는다.
갈등의 최전선이었던 청계천 복원(2005)도 마찬가지다. 고가도로를 철거하려 할 때 쏟아지던 맹렬한 반대와 비아냥은, 4천여 번의 끈질긴 설득 끝에 도심 한가운데 생태 하천이 흐르게 되자 찬사로 바뀌었다. 뚝섬의 경마장을 숲으로 바꾼 ‘서울숲’ 조성과 전국 단위의 자전거 도로망 확충은 삭막한 콘크리트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은 혜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위기 극복’과 ‘미래 먹거리’… 시간이 증명한 결단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도 야당의 공세는 매서웠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을 전격 체결하고 신속한 재정 정책을 펴며 OECD 국가 중 가장 빨리 경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 결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 신용등급 격상을 이뤄내며 위기관리 능력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먹거리 창출에서도 그의 결단은 빛났다.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은 당시 야권의 혹독한 검증과 깎아내리기 속에서도 성사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약 400억 달러)의 계약이었다. 이 원전은 현재 중동의 사막에서 성공적으로 가동되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자 한-UAE 외교·안보 동맹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아시아 최초의 G20 서울 정상회의(2010)와 핵안보정상회의(2012) 개최는 변방의 한국을 글로벌 룰 메이커(Rule Maker)로 격상시킨 외교적 쾌거였다.
이념보다 강한 ‘실용’… 요란한 빈 수레와 달랐던 내실
진보 정권이 분배와 이념의 거대 담론에 치중하며 서민 복지를 외칠 때, 이 전 대통령은 철저히 실용적 접근으로 서민의 삶을 파고들었다.
가계 통신비 절감의 일등 공신이 된 알뜰폰(MVNO) 제도(2011),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숨통을 틔워준 국가장학금 제도, 실력 중심 사회를 향한 마이스터고 도입, 무주택자를 위한 보금자리 주택 공급 등은 겉치레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을 이뤄낸 정책들이다.
정치적 수사(修辭)는 시대를 타지만, 잘 닦인 인프라와 실용주의 정책의 생명력은 영원하다. 지지율이라는 신기루에 연연하지 않고, 온갖 욕설과 비난을 감내하며 묵묵히 국가의 뼈대를 다시 세운 이명박. 요란했던 폄훼의 소음이 잦아든 지금, 대한민국은 비로소 그가 남긴 묵직한 유산의 진짜 가치를 마주하고 있다.
한 정치학 교수는 "재임 당시에는 극심한 진영 대립과 낮은 지지율이라는 정치적 비용(Political Cost)을 치렀으나, 그가 밀어붙인 대중교통 환승 체계, 글로벌 금융위기 방어, 원전 수출 등의 과제들은 철저한 비용-편익 분석에 기반한 실용주의 정책이었"다면서 "정치적 수사와 감정이 걷힌 자리에 남는 것은 결국 데이터와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의 비판은 매서웠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구축한 거시경제 시스템과 사회 인프라는 진영을 초월해 현재 국가 운영의 핵심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을 평가할 때, 순간의 '인기'나 '정치적 수사'가 아닌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실질적 국익'을 엄밀한 잣대로 삼아야 함을 시사하는 실증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