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임정은 기자] 영국이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내에서도 강력한 담배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에 따르면 영국 상원과 하원은 지난 4월 20일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에 최종 합의했다.
국왕 승인 절차를 거쳐 2027년부터 시행될 이 법은 현재 17세 이하 청소년들이 성인이 돼서도 평생 담배를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정해 비흡연 세대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법안 시행 후 연령 제한을 어기고 담배를 판매하거나 대리 구매를 해주는 자에게는 200파운드, 한화 약 40만 원의 벌금이 즉시 부과된다.
영국은 환경 오염 방지와 청소년 접근 차단을 위해 일회용 전자담배 판매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영국의 결단이 한국 금연 정책의 가늠자가 돼야 한다"며 "중독에는 자유가 없으며 다음 세대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는 영국 보건부의 입장을 인용해 흡연을 개인의 선택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현재 한국의 금연 정책이 만 19세 미만 판매 금지라는 과거의 규제 틀에 갇혀 위기를 맞았다"며 "편의점 등에서 청소년을 유혹하는 가향 전자담배가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담배 회사의 마케팅 전략에 대응할 강력한 입법 결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보수당에서 시작된 논의를 노동당 정부가 이어받아 400표 안팎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끌어낸 만큼 한국 정치권도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강력한 담배 규제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성규 센터장은 미래 세대가 중독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적 보호막을 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영국 정부가 학교와 병원 인근의 금연구역을 넓히고 판매 환경을 개선하는 구조적 접근을 택한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는 개인 처벌보다 보건 환경 자체를 건강하게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센터장은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영국의 사례가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을 고민하는 한국 정부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영국의 결단이 국내 학교보건법 개정 등 정책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