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윤대우 편집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 국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한 노골적인 불만을 재차 드러내면서, 다음 차례는 주한미군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란 전쟁 관련 동맹의 ‘기여도’를 기준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온 트럼프식 외교가 재가동되면서, 한국 역시 그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나토는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며 “지난 6주 동안 나토가 미국 국민에게 등을 돌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동맹국 책임론을 재점화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 나토 일부 국가들은 이란 전쟁 과정에서 영공 통과나 군사 지원 요청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도 미국의 해군력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있지 않았다”고 직격하며 ‘상호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문제는 이 같은 트럼프의 부정적 인식이 유럽을 넘어 아시아 동맹인 한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과거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역할 문제를 반복적으로 거론해 왔고, 이번 중동 전쟁 국면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군사적 기여 부족을 노골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으로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머지않아 주한미군 축소 또는 재배치, 나아가 철수 가능성까지 카드로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외교·안보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패키지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관세 압박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게 불과 수개월 전이다.
대내외적으로 우리 정부의 선택지는 간단치 않다. 주한미군 철수는 자주국방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안보 공백과 주식시장 불안을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여론 역시 급격한 변화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한 상황이라, 매주 60% 초반을 기록하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주한미군 철수 이슈가 불거지면 계속 유지 할지 궁금하다. 정부 역시 이 모든 상황을 감수하고 전략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더더욱 미지수다.
아울러 이러한 흐름이 지방선거 이전에 본격화될 경우, 외교·안보 이슈가 곧바로 정치 변수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지지율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응의 시기와 방식 모두가 중요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보다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양에 배치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대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는 평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보이지 않는 기여’보다 ‘보이는 역할’이 트럼프식 외교에서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식적으로 새로운 동맹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 국회가 총동원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물밑 협상과 전략적 메시지 관리, 그리고 동맹 기여도 재설계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복합적 과제가 눈앞에 놓인 셈이다.
한국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미동맹의 구조 자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간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