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트럼프의 ‘호르무즈 군함 요청’...韓 에너지 안보 기회이자 외교·안보 복합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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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트럼프의 ‘호르무즈 군함 요청’...韓 에너지 안보 기회이자 외교·안보 복합청구서
  • 이슈밸리
  • 승인 202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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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서 이란 공격받은 상선 (사진출처=EPA/ 연합뉴스)

 

[이슈밸리=특별취재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안정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선택이 중대한 외교·안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in conjunction with·작전상의 공조·협력을 의미),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중동 원유 수혜국들이 해상 교통로 안전을 함께 책임지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미 이란과 군사 충돌을 벌이고 있지만,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상선 호위 임무는 동맹과 주요 에너지 수입국이 분담해야 한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한국 역시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급등과 공급 차질이라는 직접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을 직접 거명하며 군함 파견을 희망한다고 밝혔고, 미국은 지원과 조율을 맡겠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직접 전면에 서되, 가장 위험하고 오래 걸리는 선박 호위·수로 안정화 임무는 동맹과 주요 소비국이 나눠 맡으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군함 파견을 확약한 국가는 없지만, 영국은 동맹과 여러 선택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프랑스도 “순수 방어적 호위 임무”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국 입장에서 이 사안이 민감한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2025년 기준 원유의 약 70%, LNG의 약 20%를 중동에서 들여온 것으로 집계된다. 정부 전략비축유도 1억 배럴, 민간 보유분도 9500만 배럴 수준이지만, 호르무즈 차질이 장기화하면 비축만으로는 가격과 물량 충격을 모두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국제 유가는 급등 압력을 받고 있고, 바클레이스는 해협 정상화가 2~3주 안에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서도 2026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올렸으며, 정상화가 4~6주로 늦어지면 100달러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최근 연료 가격 상한 조치를 꺼낸 것도 이런 충격을 선제적으로 흡수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한국이 호르무즈 문제를 남의 전쟁으로만 보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다.

문제는 한국의 군함 파견이 에너지 안보 차원의 합리성과 군사개입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호위는 해적 퇴치와 차원이 다른 임무로 평가된다. 상대는 사실상 전쟁 당사자인 이란이고, 위험 양상도 드론·기뢰·연안 미사일·고속정 위협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란이 해협을 사실상 막은 상황에서 선박 통항 재개는 후티의 홍해 교란보다도 훨씬 어렵고, 특히 기뢰 제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역시 “드론 한두 기, 기뢰, 단거리 미사일”만으로도 수로 위협이 가능하다고 직접 말했다. 한국 해군이 들어간다는 것은 단지 깃발을 꽂는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 충돌 가능성을 감수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이 실제 파병하면 생기는 파장...ⓛ첫째, “에너지 안보국가”로의 역할 전환

한국이 군함을 보낸다면 가장 먼저 생기는 변화는 한국의 중동 정책 정체성 변화가 올 것이란 점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중동에서 “교역·건설·에너지 협력국”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호위에 참여하는 순간, 한국은 에너지 소비국을 넘어 해상 교통로를 공동 관리하는 준(準)안보 제공국으로 위상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미국에는 긍정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반도체·조선·배터리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공공재 유지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식 동맹관은 말보다 행동, 명분보다 비용 분담에 가깝기 때문에, 한국의 참여는 단순 호의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협상 자산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②두 번째 파장… 한미동맹엔 플러스, 대이란 관계엔 마이너스

이익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 군함이 호르무즈에 들어가면 이란은 한국을 더 이상 “중립적 수입국”이 아니라 미국 주도 해상작전에 협조하는 나라로 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외교적 긴장, 국내 기업과 교민 안전 문제, 중동 현지 사업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 전장은 이미 군사시설을 넘어 에너지 인프라, 항만, 선박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로이터는 미국의 하르그섬 타격이 이란 원유수출의 핵심 축을 건드렸고, 이란이 역내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직접 작전에 참여하면, 한국 관련 선박이나 사업장이 보복의 심리적 표적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③세 번째 파장… 국내 정치로 번지는 ‘국회 동의’ 전쟁

한국에서 해외 파병은 단순한 행정부 결단으로 끝나지 않는 사안이다. 헌법 제60조 2항은 국회의 해외 파병 동의권을 규정하고 있다. 즉 실제 군함 파견은 곧바로 국회 동의, 임무 범위, 교전수칙, 작전 기간, 위험성 평가를 둘러싼 정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파병은 유엔 평화유지와 같은 저위험 임무가 아니라, 실질적 교전 가능성이 있는 해역 투입이다. 야권은 “미국의 전쟁 부담 전가”라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고, 여권 내부에서도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실용론과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가 충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파병 그 자체보다도, 어떤 명분으로 어디까지 임무를 제한하느냐가 국내 정치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④네 번째 파장… 한반도 안보 공백 논란도 커진다

지금 한국은 중동만 보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된다. 북한은 14일에도 1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반도는 여전히 실시간 군사위협이 존재하는 전장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해군 전력을 장거리 해역에 추가 투입할 경우, 국민 여론은 자연스럽게 “지금 남의 바다를 지킬 때냐”는 질문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주한미군 자산 일부의 중동 전용 가능성이 거론돼 온 상황과 맞물리면, 한국 내에서는 “한미동맹 공조는 이해하지만, 정작 한국 방어는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즉 호르무즈 파병은 중동 문제인 동시에, 한국 국내에선 곧바로 대북 억지 태세 논쟁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 그럼에도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장점과 이익은 무엇인가

먼저, 에너지 수송로 안정에 직접 이해관계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지만, 지금까지는 공급망 충격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호르무즈 안전 확보 작전에 참여하면 정보 접근, 항로 우선순위, 선박 보호 협의에서 발언권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소비국이 아니라 규칙 형성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전략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동맹의 실제 기여를 중시한다. 한국이 제한적·방어적 임무라도 맡는다면 향후 방위비, 첨단무기 협력, 대북 공조, 산업·통상 현안에서 협상 카드가 하나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것이 자동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최소한 “안보 무임승차국” 프레임을 피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해군 원해작전 경험과 연합작전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된다. 호르무즈는 단순 순찰 해역이 아니라 기뢰·드론·미사일·상선호위가 한꺼번에 얽힌 고난도 작전 환경이다. 이런 해역에서의 경험은 해군의 실전 대응력, 지휘통제, 연합작전 숙련도 측면에서 축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장점은 어디까지나 위험 통제가 전제될 때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위험관리에 실패하면 ‘경험 축적’은 곧바로 ‘불필요한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끝으로, 조선·방산·해양안보 산업 측면의 간접 이익도 기대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이 해상교통로 보호에 기여하는 국면은 군함, 감시체계, 드론 대응, 해상통신, 군수지원 역량에 대한 국제 신뢰와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중동과 유럽이 동시에 해상안보 체계 재편을 고민하는 시점에서는 한국 방산·조선 산업에 ‘운용하는 나라’라는 실전 프리미엄이 붙을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이것은 단기 수출 계약보다 더 긴 호흡의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것 역시 군사적 사고 없이 임무를 관리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 향후 후폭풍은 어떻게 전개될까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한국이 곧 바로 전투적 성격의 파병에 나서기보다, “방어적 상선호위” 혹은 “기존 전력의 임무 조정” 같은 제한적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속도를 원하겠지만, 서울은 국회 동의, 대이란 관계, 한반도 안보상황, 교민 보호를 한꺼번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 결정은 “참전인가, 불참인가”의 이분법보다 어디까지를 비전투·방어 임무로 정의할 것인가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개적으로 군함 파견을 약속한 나라가 아직 없는 점도 서울이 즉각 결단을 내리기보다 국제 공조 틀의 형태를 더 지켜보게 만들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 선택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함을 보내면 한미동맹과 에너지 안보 측면의 실익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이란과의 관계 악화, 국내 정치 격돌, 한반도 안보 공백 논란, 우발 충돌 위험도 함께 따라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 외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선택적 압박이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정권에 따라 다른데, 이재명 정부가 과거 노무현 정부의 실리를 찾을지, 대미 리스크를 감수하고 중립적 노선을 견지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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