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한유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운영하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냉각과 정책 변화에 따라 전체 인력의 3분의 1 이상을 감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SK온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조지아주 커머스시 공장 근로자 2천566명 중 약 37%에 해당하는 968명을 해고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정리해고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와 미국 행정부의 정책 선회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춰 영업활동을 조정하기 위해 인력 감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다만 조지아주에 대한 투자 약속과 첨단 배터리 제조를 위한 공급망 구축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2026년 5월 6일까지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며, 회사는 잔류 인력을 통해 생산 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 체제를 개편할 방침이다.
이번 대규모 감원의 결정적 배경에는 핵심 고객사인 포드(Ford)의 전략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포드는 최근 주력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전면 취소하고 약 195억 달러 규모의 자산 가치를 상각하는 등 전기차 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며 기존 바이든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혜택을 폐지하자, 포드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집중하기로 선회했다.
이러한 정책 리스크는 한국 배터리 산업 전반에 심각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13%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터리 제조 시설의 상당수가 가동 중단이나 유휴 설비가 될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온은 현대자동차와 합작하여 건설 중인 조지아주 제2공장의 가동 시점을 조율하고, 테네시주 공장의 생산 시작 시점을 2028년으로 늦추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또한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B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생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