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밸리=한유진 기자] 현대해상은 오랜 기간 한국 손해보험 산업에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회사’의 이미지를 굳혀왔다. 2025년에도 이러한 기반은 여전히 견실하다.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탄탄한 자본 구조는 회사의 대표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익 변동성, 소비자 민원 증가, 의사결정 속도 등의 영역에서는 조정이 필요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1,832억 원(-14.2%), 누적 6,341억 원(-39.4%), 자동차보험 -553억 원(3분기), 누적 -387억 원이라는 수치는 현대해상이 향후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손봐야 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올해 3월 경영을 맡은 이석현 대표이사는 “보수적 강점을 유지하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혁신을 병행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안정성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시기”라는 평가와 함께 주목하고 있다.
◆ 국제 평가기관도 긍정적으로 본 ‘기초 체력’
현대해상이 가진 가장 뚜렷한 강점은 장기보험 부문의 안정성이다.
2025년 3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1,815억 원, 전년 대비 27.9% 증가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건강·보장성 보험 중심의 구조는 경기 변동에도 흔들림이 적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재무 건전성도 돋보인다. 지급여력비율(K-ICS) 179.8%는 대형 보험사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며, 자산운용 역시 최근 금리 변동기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 손보업계의 구조적 안정성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험 전문 평가기관인 A.M. Best는 2025년 발표한 시장 보고서에서 한국 비생명보험 산업의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며, K-ICS 제도가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 보험사들의 재무 완충력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Fitch Ratings 또한 한국 보험업 전망을 ‘중립적’으로 제시하며, 금리 환경 변화와 IFRS17·K-ICS 도입 등 회계·규제 변화가 보험사 전반에 구조적 도전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Fitch는 특히 손해율 관리 능력이 앞으로 보험사 간 실적 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P Global 역시 한국 손보사들의 자본 여력을 강점으로 꼽으면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자연재해 리스크 증가를 핵심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즉, 글로벌 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국 손보업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며, 현대해상 역시 이러한 구조적 강점 속에 위치해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는 업계 전체의 단기 리스크라는 공통된 지적이 이어진다.
◆ 일부 지표는 보완 필요… 자동차보험·고객 접점·의사결정 속도 개선 과제
다만, 현대해상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개선이 필요한 영역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보험 부문이다.
2025년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553억 원, 누적 -38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수리비 상승·집중호우·전기차 정비비 증가 등 업계 전체가 처한 구조적 문제와 함께, 현대해상의 대응 속도 측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의사결정 체계가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변화가 필요한 국면에서는 조금 더 속도감 있는 전략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관리자들은 “현장 피드백이 신속히 반영되는 구조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고객 민원·보험금 분쟁 지표에서도 개선 여지가 있다. 보험금 분쟁 합의율이 23.2%로 낮은 수준을 보이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디지털 시스템 개선과 사고 접수 자동화가 강화되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 영역이라고 본다.
◆ 전환점에 선 현대해상… 안정성에 ‘속도’를 더할 때 경쟁력이 완성된다
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 등 경쟁사들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 조정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안정적 체질이 강점이지만, 의사결정은 다소 신중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 신중함은 동시에 불확실성 속에서 회사를 지탱해 온 중요한 방패 역할을 해 왔다.
글로벌 평가기관들과 해외 분석가들은 공통적으로 “한국 손보업계는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현대해상은 특히 자본 건전성과 장기보험 부문이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2025년은 위기라기보다는 전략을 재정비하고 디지털 전환·속도 조절을 할 수 있는 적기”라고 분석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석현 대표 체제의 향후 성패는 안정적 기반을 흔들지 않으면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는 속도를 더하는 ‘균형 전략’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결국 현대해상에게 2025년은 약점이 드러난 시기가 아니라, 체계적인 재정비를 통해 더 강한 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