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정보 줄줄 새는데, 대통령 지시는 어디까지 이행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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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정보 줄줄 새는데, 대통령 지시는 어디까지 이행됐나
  • 이슈밸리
  • 승인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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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슈밸리=사설] 국내 대표 은행들도, 통신사도, 이커머스, 공공기관도 외부 해킹으로 뚫렸다.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시술정보까지 밖으로 흘러나갔다. 국민은 어느 회사에 맡긴 정보가 어디까지 퍼졌는지 알 길이 없다. 한 두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해킹 불감증이 있는지, 다들 그러려니 한다.

사고를 낸 기업은 사과문을 올리고, 고객은 비밀번호를 바꾼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나라에서 안심하고 생활하라는 말이 통하겠는가. 외국인들은 한국의 겉 모습만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우리 내부 이러한 보안이 허술한 것을 알면 꽤나 실망할 것이다. 

최근 금융권 16곳에서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만 약 10만건이다. 외부 교육업체 한 곳이 해킹당하자 업무를 맡긴 20여개 기관과 단체가 함께 피해를 봤다. 정보를 수집할 때는 온갖 동의를 요구하더니, 정작 지키는 일에는 이토록 허술했다.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공공기관의 정보 유출을 직접 거론하며 국가 핵심 시스템의 보안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속도가 생명”이라는 말도 했다.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더 심각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통령의 지시는 관계부처 어디까지 이행됐나. 점검을 마친 곳은 어디고, 여전히 위험한 곳은 어디인가. 인력이 모자라면 채웠는지, 예산이 부족하면 보탰는지, 보고를 받고도 조치를 미룬 책임자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통령이 챙기지 않으면 부처는 점검했다는 보고서를 올리고, 기업은 대책을 마련했다는 발표로 넘어가기 쉽다.

국정의 여러 현안이 있지만, 지금으로선 매일 같이 뚫리는 국가 안보와 보안망 해킹 대처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1순위다. 

문제는 기업들의 씀씀이를 보면 보안을 얼마나 뒤로 미뤄왔는지 드러난다. 기업의 보안 투자는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전체 IT 투자에서 정보보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6.01%에서 지난해 6.28%로 소폭 늘었고, 보안 인력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고객을 더 모으는 데는 돈을 쓰면서 이미 맡겨진 정보를 지키는 데는 인색했다. 이런 관행을 방치한 감독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해커가 AI를 썼다는 보도에만 시선을 빼앗겨서도 안 된다. 업데이트를 제때 했는지, 퇴직자의 접근권한을 없앴는지, 협력업체에 넘긴 정보를 제대로 관리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기본을 소홀히 해놓고 공격 기술이 발전했다고 말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

한번 새어 나간 개인정보는 사과문으로 회수할 수 없다. 국민은 앞으로 몇 년을 사기 전화와 명의 도용을 걱정하며 살아야 할지 모른다. 그 불안을 줄이는 일이 대통령, 정부의 일이다. “속도가 생명”이라고 했다면, 대통령 자신부터 그 말에 침임을 져야 한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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