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2억원 투입 자싱공장 건설…생산·물류 효율과 투명한 원료 관리 관건
[이슈밸리=경제산업 특별취재팀] 불닭볶음면으로 세계 시장을 넓힌 삼양식품이 중국 현지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급증하는 수요를 국내 공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 효율 개선에 나선 것이다. 현지 생산은 운송 부담을 줄이고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지만, 원료 조달과 제조공정의 위생·안전 관리까지 해외로 확대해야 하는 과제도 수반한다.
중국산 식품을 둘러싼 소비자 우려가 있는 만큼 생산량 확대와 함께 품질관리 체계를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느냐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자싱공장은 현재 건설 중이며, 회사가 제시한 준공 목표는 2027년 1월이다.
상반기 영업이익 3533억원…국내보다 빠르게 커진 해외
26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4847억원, 영업이익은 3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2%, 39.0% 증가했다. 순이익은 2820억원으로 54.1% 늘었다.
국내 매출도 증가했지만 전체 성장을 이끈 것은 해외사업이었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1조23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4% 증가했다. 국내 매출은 2539억원으로 16.5%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2.9%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삼양식품의 주요 해외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2분기 중국 매출은 1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주 매출은 2036억원, 유럽 매출은 806억원으로 각각 약 54%, 61% 늘었다. 불닭 브랜드는 지난 5월 말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넘어섰다.
회사 측이 이슈밸리에 제공한 설명에서도 중국시장의 비중은 확인된다. 중국은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2020년 전후까지 삼양식품 수출의 40~50%를 차지하며 해외 진출 확대를 이끌었다.
삼양식품은 2021년 판매법인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주요 대도시에 진출한 데 이어 현재는 2·3선 도시로 판매채널을 넓히고 있다. 양념치킨불닭볶음면과 푸팟퐁커리불닭볶음면 등 현지 수요를 반영한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수요는 중국 공장에서…생산 확대와 비용 효율 동시 추진
삼양식품은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2072억원을 투입해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완공 후 8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최대 약 11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는 해당 공장을 중국 내 수요를 전담하는 생산거점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측은 이슈밸리에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국내 공장만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와 불닭 브랜드의 입지를 고려할 때 현지 생산 물량을 중국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 생산은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중국으로 운송하는 구조를 바꾸는 투자다. 운송기간과 물류 부담을 줄이고, 현지 판매 상황에 맞춰 생산·공급을 조절할 여지가 커진다. 중국향 물량을 현지에서 담당하면 국내 생산시설을 다른 수출시장 대응에 활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현지 생산이 곧바로 원가 하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공장 가동 초기에는 인력 교육과 설비 안정화, 품질 검증 등에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수익성 개선 폭은 가동률과 생산 수율, 원료 조달비용, 판매가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8월 실적 분석에서 삼양식품의 생산 효율 개선을 평가하면서도 환율과 물류비, 광고선전비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매출 확대와 함께 비용을 관리하는 능력도 실적을 좌우하는 요소로 제시됐다.
최대주주 측 44.98%…중국 투자는 싱가포르 법인 통해 진행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삼양라운드스퀘어다. 지난 7월 9일 제출된 대량보유 공시 기준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삼양식품 지분 35.48%를 보유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6인의 합산 지분율은 44.98%다.
주요 개인 주주로는 전인장 3.13%, 전병우 2.87%, 김정수 1.11% 등이 공시됐다. 최대주주 법인과 특수관계인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중국 생산법인 투자는 싱가포르 법인을 거쳐 이뤄진다. 올해 4월 증권신고서에는 삼양식품이 싱가포르 법인 지분 90%를 보유하고, 해당 법인을 통해 중국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구조가 기재돼 있다. 중국 저장성 생산법인에 대한 삼양식품의 유효지분율도 90%로 표시됐다. 중국 법인에 대한 직접 지분율과 중간 법인을 거친 유효지분율은 구분되는 수치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122만5000원이었다. 중국 공장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는 준공 일정뿐 아니라 가동률과 판매량, 초기 비용, 품질관리 수준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산지는 달라도 품질 기준은 일관돼야…원료·검사 정보 공개 과제
중국 생산 전환에 따른 핵심 과제는 국내에서 축적한 품질관리 수준을 현지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원료 공급업체 선정부터 입고 검사, 생산라인 위생, 이물 관리, 완제품 검사까지 관리 범위가 확대된다.
특히 현지 생산 이후에도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는지, 검사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는지가 신뢰 형성의 관건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료와 생산 이력을 추적하고 해당 물량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는 체계도 검증 대상이다.
회사가 이번에 제공한 설명은 중국 진출 현황과 공장 설립 배경, 투자 규모, 생산계획에 집중돼 있다. 현지 원료 조달 비중과 검사 항목·빈도, 외부 검증 및 관련 정보 공개 방식은 해당 설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항목은 공장 가동을 앞두고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다.
향후 국내 공급 여부도 관심…생산국·가격 정보 투명성 과제
중국 공장 가동 이후 생산물량의 판매 범위도 확인할 부분이다. 삼양식품이 밝힌 현재 방침은 중국 내수 전담이다. 삼양식품은 중국 생산 제품을 한국으로 역수입하거나 제3국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시에도 중국 내수시장 대응과 현지화 전략 강화가 투자 목적으로 제시돼 있다.
향후 회사가 판매 방침을 변경해 중국 생산 제품을 국내에 공급한다면 생산국과 원료 구성, 품질관리 기준에 대한 설명이 중요해진다. 같은 불닭 브랜드라도 생산시설이나 판매국에 따라 제품 구성이 달라질 경우, 소비자가 구매 전에 차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문제가 뒤따른다.
가격도 관심 대상이다. 중국 현지 생산으로 제조·물류비가 절감되더라도 그 효과가 소비자가격 인하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공급이 추진될 경우에는 기존 국내 생산 제품과의 가격 차이, 해외 판매가 확대될 경우에는 국가별 가격과 제품 구성의 차이가 소비자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자료만으로 중국 공장 설립이 한국이나 해외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높인다고 판단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외 생산거점 확대는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식품정보도 늘린다. 한국 기업의 브랜드라는 사실과 실제 제조국, 원료 원산지는 서로 다른 정보이기 때문이다. 생산국별 품질관리 수준과 검사 체계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이를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는 일이 국내외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과제로 남는다.
삼양식품 “국내 생산만으로 급증 수요 대응 어려워…중국 내수 전담”
삼양식품은 본지에 “중국은 삼양식품의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라며 불닭볶음면이 현지에서 차별화된 매운맛과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바탕으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국내 공장만으로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72억원을 투입해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생산공장 ‘삼양식품(절강)유한공사’를 건설 중”이라며 “완공 시 8개 라인에서 최대 약 11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내 수요를 전담하는 공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