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탐구] KT에 다시 선 ‘기술의 리더십’…박윤영, 본업에서 미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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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구] KT에 다시 선 ‘기술의 리더십’…박윤영, 본업에서 미래 찾는다
  • 이슈밸리
  • 승인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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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영 KT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 KT 코퍼레이트 데이'에서 KT의 경영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 연합뉴스)
30년 현장 경험 바탕으로 네트워크·보안 재정비…AI 시대 연결 경쟁력 강화

 

[이슈밸리=한유진 기자] 통신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기술에서 판가름 난다. 통화와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연결되고, 보안이 빈틈없이 작동하며, 축적된 기술이 새로운 산업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박윤영 KT 대표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꺼내 든 것도 통신의 본질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앞세우기에 앞서 네트워크와 정보보안, IT 시스템을 다시 살피고 그 기반 위에 인공지능 전환(AX) 사업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30년 넘게 KT의 기술과 사업 현장을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운 선택으로 평가된다. 이는 경영실적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온전히 반영된 올해 2분기 경영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KT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6799억원, 영업이익 64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4827억원보다 약 34%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일회성 부동산 분양이익에 따른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B2B 사업 회복과 비용 안정화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

박 대표가 내세운 통신 본업 강화와 AX 중심의 사업 재편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현장을 아는 ‘KT맨’

박 대표는 1992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 기술연구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컨버전스연구소장과 미래사업개발단장, 기업사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연구개발과 신사업, 기업 간 거래(B2B)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특정 사업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술을 연구하는 단계부터 이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과정까지 직접 다뤄왔다는 점이 강점이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이해하고, 투자와 사업화의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는 배경을 갖춘 셈이다.

기업사업부문을 이끌 당시에는 5G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제조·의료·공공 분야에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스마트공장과 스마트병원, 스마트조선소 등 산업 현장의 문제를 통신기술로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박 대표의 기술 리더십은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당 기술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고객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지까지 살피는 실용적인 접근에 가깝다.

AI보다 먼저 통신 본질…기술 투자의 순서를 세우다

박 대표는 AI 시대에도 KT의 출발점은 ‘연결’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새로운 서비스가 성장하려면 이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보안 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KT는 향후 3년간 정보보안·IT·네트워크 분야에 약 1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등 AX 인프라에도 약 6조원을 투자해 통신망과 AI 인프라를 하나의 기술 생태계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전국에 구축된 통신시설을 AI 엣지 거점으로 활용하고 데이터센터, 위성, 해저케이블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전략도 KT가 가진 기존 기술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유행하는 기술을 뒤따르기보다 KT가 이미 보유한 네트워크와 데이터 처리 능력을 AI 시대의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통신 본업과 신사업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의 기술 흐름으로 연결한 것이다.

조직은 줄이고 기술 실행력은 높이고

박 대표의 리더십은 조직 운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취임 이후 조직을 간결하게 정비하고 AX 전담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기업은 기술을 확보하고도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 대표가 조직 슬림화와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기술 변화의 속도에 맞춰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라는 점도 조직 안정과 실행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KT의 기술 조직과 사업 구조, 현장의 어려움을 이미 알고 있어 문제를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을 이해하는 것과 이를 경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대규모 투자가 실제 네트워크 안정성과 보안 강화, AI 사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통신의 기본을 먼저 다지고 그 위에서 미래 기술을 키우겠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엔지니어로 출발해 연구와 사업 현장을 두루 거친 박윤영 대표가 KT의 기술적 뿌리를 다시 살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술을 아는 리더가 조직의 방향을 정하고, 현장을 아는 경영자가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것. 박윤영 대표 체제의 KT가 보여주려는 변화의 핵심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표가 제시한 AX 전략과 관련해 KT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사업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방향에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통신 본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신사업의 적절한 조화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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