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의 청진기] 당뇨병의 치료-약물 치료

2024-12-14     이슈밸리

 

[이슈밸리=칼럼] 앞서 당뇨병을 치료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식이 요법과 운동요법에 대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제는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에 당뇨라는 병에 대해 설명을 드릴 때 당뇨라는 병은 혈액 속의 혈당이 올라가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 혈관 합병증을 일으키는 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동주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은 드렸지만, 그러한 현상이 왜 생기는지는 여전히 모르는 바가 많았습니다. 고맙게도 많은 의학자들이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연구를 해왔고 그러한 노력 덕에 이제는 당뇨 환자의 혈당이 올라가는 많은 원인들이 밝혀졌고 그에 관여하는 우리 몸의 여러 기전들이 밝혀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뇨 치료에 쓰는 약들은 모두 그렇게 알게 된 우리 몸의 효소들 혹은 호르몬들에 관여하는 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별로 오래전도 아니지만 제가 레지던트 때만 해도 당뇨약이라고 할만한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았었습니다. 몇 가지 되지도 않는 약으로 돌려막기 하듯이 당뇨와 맞서 싸워야 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이제는 당뇨의 약물 치료에 있어서 얼마나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지 모릅니다. 당뇨 환자들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함에도 약물치료에 관한 말씀을 드리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무리 좋은 약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아직까지도 운동과 음식조절과 같은 생활 습관 교정 효과를 뛰어넘는 약은 없다는 점입니다. 간혹 당뇨 약을 쓰게 되면 운동도 안하고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지 아시는 분들이 있어 약물치료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 전에 미리 이런 말씀부터 드릴 수 밖에 없겠습니다.

 우선 당뇨가 처음 진단되어서 당뇨약을 처방해드리고자 하면 환자분 백이면 백, 모두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당뇨 약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약은 좀 나중에 생각해보면 안될까요?”

 물론 이러한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약이 아니라 생활 습관 교정으로 당뇨를 치료해보겠다는 의지도 좋습니다. 얼마든지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당뇨약을 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다시는 약을 끊을 수 없는 단계가 되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당뇨약을 쓰기 시작하더라도 그 이후 얼마만큼 노력하시는지에 따라 당뇨약은 얼마든지 끊을 수 있습니다. 

 제 환자 중 저와 동갑이고 직업이 경찰이었던 분이 있었습니다. 잦은 회식과 술 담배,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이 엉망이었던 분이 있었는데 결국 이분이 당뇨를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당뇨가 진단된 후 여러가지 생활습관을 안내해 드리고 약을 처방해 드렸는데 이 분이 이 과정 속에서 자기가 당뇨 환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자기가 고등학교 때 경찰대학을 가겠다고 마음먹고 공부 시작해서 결국 합격까지 이뤄낸 사람인데 그러한 자기가 겨우 당뇨병 앞에 무릎 꿇고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결연한 모습으로 진료실을 나가던 그분의 뒷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때부터 그분은 정말 무섭게 생활을 바꿔가더군요. 그 후로 3개월 만에 12킬로를 감량했고 술 담배 모두 끊고 당화 혈색소를 정상으로 만들어왔습니다. 진료실에 들어오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로 이 분에게는 제가 먼저 당뇨약을 끊자고 말씀드렸고 지금까지도 당뇨약 없이 잘 지내고 계십니다. 이 분에게는 당뇨 덕에 이렇게 새로운 삶 사시는 것이라고 당뇨 걸린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이 분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뇨약이 혈당을 떨어뜨려주는 효과를 운동과 식이 조절로 대신하려면 보통의 결심과 노력으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뇨약은 한번 쓰면 평생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겠으나 당뇨약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서 꼼짝없이 당뇨약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실제 사례를 말씀드렸습니다. 부디 모든 분들이 위의 경찰 환자분처럼 당뇨약이 필요없는 상태까지 생활 습관을 만들어서 당뇨의 약물치료에 대한 지식은 굳이 필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당뇨 환자분들이 실제로 드시는 약이 어떤 약인지 아시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사실 의사들이 처방해주는 약을 잘 먹는 일이 중요하지, 그 약이 무슨 약인지 자세히 아는 것까지는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환자분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전문적인 지식의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깊은 지식이 아니라 할지라도 내가 먹고 있는 약이 어떤 약인지 간략하게나마 알고 계신다면 의사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 치료 계획을 결정할 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흔히 쓰는 당뇨약을 계열별로 간략하게 설명드릴까 합니다. 너무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지만 내가 쓰는 약 이름 정도는 기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당뇨약 메트포민 제제부터 차차 설명드리겠습니다.